가족가족

Posted at 2010. 7. 23. 00:55 | Posted in 후기/단상



한 작품에 다양한 장르를 담을 때 이들이 잘 어울리지 못하면 전체적으로 산만해질 수 있다.
연출의 어려움도 있겠지만, 그 속의 캐릭터가 너무 복잡해지고, 표현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.
보는 사람도 공감이 힘들어진다. 
느슨해질 수 있었던 '카인과 아벨'은 배우들의 좋은 연기가 있어 마지막회까지 긴장감이 느껴졌다.

 
'사람은 누구나 사랑으로 살고, 사랑이 한쪽에 치우지면 안 좋을 수 있다'는 이야기를 가족애를 중심으로 하려 했던 것 같다. 드라마를 보면서 '가족'이라는 단어를 많이 들었고, 자연스레 '가족'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.

 
극 중 영지는 초인이 뭘 하며 다니는지 모른다. 캐묻지도 않는다. 대신, 같이 있어주고, 들어주고, 이해해준다. 그래서 영지와 초인이 함께 하는 장면은 초인이 많은 이해관계를 초인적으로 이겨 나가는 장면과 대비되며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. 주변에서 극 중 선우의 행동과 같이 '가족사이에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?' 놀라게되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. 대부분 욕심이 심한 상황을 만들고, 상황이 더 심한 행동을 만들어 일어난다. 무조건적인 사랑의 원천, 가족을 잃으면서까지 챙긴 욕심이 의미가 있을까. 

 
"가족이 뭔데..가족이..가족이 뭔데..", "아버지 제 눈엔 왜 영지씨가 더 가족같을까요?",
"우리 가족할래요?" 등의 대사도 기억에 남지만,

밖의 일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올 때 어머니의 "잘 갔다왔어?"와 같은 "선생님, 일 없습니까?"가
'카인과 아벨'의 가장 그리울 대사가 될 것같다.

힘든 일도 그 한마디면 해볼만 한 일로 바뀌고 고민도 그 한마디면 무게가 줄어든다.

 

"선생님.. 선생님 일 없습니까?"

"영지씨.. 이제 다 끝났어요. 다 끝났는데.. 다 끝나면 행복해질 줄 알았는데.. 왜 이렇게 아프죠..?"

"선생님.. 어떻게 끝났는지 모르겠지만예, 선생님이 아프면 그쪽도 아플 겁니다..
그래도 말입니다, 아픈 거 빨리 싹 다 벗고예.

옛날의 선생님으로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.
내는 오강호였던 선생님도 좋았지만예, 중국에서 봤던 이초인 선생님이 훨씬 더 좋습니다."

"그럴게요, 영지씨.. 그때 이초인으로 돌아갈게요."

"예. 꼭.. 꼭 그래야 됩니다."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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